5월 9일(토) 올해 두 번째 다솜이 가족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성북구 정릉동 삼덕마을에서 ‘빗물로 키우는 마을텃밭 만들기’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프로그램에는 전국에서 참가하신 16가족 50여명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구미, 익산, 춘천, 대전, 광명, 부천, 분당, 일산, 주말 이른 아침 먼 길을 마다 않고 전국 각지에서 많은 가족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주셨습니다. 오전 빗물교육과 도시텃밭 교육에 이어 오후 빗물텃밭 만들기로 이어지는 활동 내내 모든 분들이 힘든 내색 하나 없이 즐겁게 또 내 일처럼 활동에 임해 주셨습니다.
 

▲ 5월 다솜이 가족자원봉사 참가자     © 관리자

요즘 어딜 가나 마을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마을공동체를 복원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습니다. 올해 다솜이 가족자원봉사 프로그램은 ‘마을(공동체)’을 콘셉으로 미래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좀 더 풍요롭고 인간미 넘치는 환경으로 함께 만드는 일에 힘을 보태고자 기획되었습니다.

나와 관계를 맺고 삶을 공유하며, 인사하고 지낼 수 있는 이웃 다섯만 있어도 성공한 삶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요즘 우리는 이웃이 사라지고, 공동체가 붕괴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 ‘마을이 교육이다.’, ‘마을이 있어 행복하다.’는 말들,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바가 클 것입니다.
 

가족자원 봉사프로그램이 완성도 있게 진행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프로그램 내용, 진행능력, 참가자의 참여도가 그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프로그램은 모든 조건들이 충족되어 최상의 조합을 이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성공적인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활동 중에 흐뭇하고 감동적인 순간이 많았습니다.

‘저 고사리는 뭘 하러 오셨을까?’라며 화분을 열심히 나르고 있는 7살 어린 봉사자를 지긋한 눈으로 바라보시던 할머니, 몇 년 동안 동네에 애들 소리가 안 들렸는데, 오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을 위해 수고해줘서 너무 고맙다며 연신 인사를 건네시는 노인의 집 할머니들께도 이번 프로그램은 남다른 의미를 가져다 드렸을 것입니다.

▲ 5월 다솜이 가족자원봉사 참가자 활동사진     © 관리자

‘마을은 옥수수다: 알갱이 하나하나가 모여 든든한 완성체가 되기 때문이다.’ 그 어떤 유명 시인보다 더 감동적인 활동 소감을 남겨주신 가족, 그리고 그 말에 박수를 쳐주시는 분들을 보며 오늘 프로그램이 여러 사람의 마음에 긍정적 에너지를 충전시켰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텃밭은 중1도 움직이게 한다.’는 참가평을 발표해 주신 한 어머님의 사연은 자녀들 둔 부모님들의 고충을 엿볼 수 있는 것 같아 마음 한 켠이 짠하였습니다. 어릴 때와는 달리 말도 잘 안하고 그만 변해버린 사춘기 자녀와 그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번 활동에 같이 따라와 말없이 자기 몫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에 대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 일부 참가자들의 눈가에는 아련히 이슬이 맺히기도 하였습니다. 그 어떤 것과도 비견할 수 없는 우리 다솜이 가족자원봉사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새롭게 시도한 콘셉의 프로그램을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던 데에는 녹색교육센터 담당 선생님들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오랜 동안 다솜이 가족자원봉사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쓰레기 줍기 외에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국내 환경 분야 봉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다원화시켜낸 주체답게 최고의 진행 능력을 보여 주셨습니다.

빗물과 텃밭이라는 요소를 창조적으로 결합하여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생태의식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과 봉사활동을 적절히 융합시킨 새로운 프로그램의 성공적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었습니다.

▲ 노인의 집 텃밭만들기 봉사활동 중인 참가자     © 관리자

‘마을이 인성이다’는 주제에 걸맞게, 하루 동안 함께 활동을 해 주신 모든 분들의 마음 속에 그 동안 잃어버리고 살았던 마을과 이웃의 소중함이 싹튼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처음 만난 이웃끼리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낡은 스티로폼 화분, 고무대야 화분을 맞잡고 옮기면서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사람 사는 맛을 제대로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땀 흘리면서도 만면에 웃음꽃을 피우고, 골목길에 넘쳐났던 아이들의 재잘거림과 사람들의 왁자지껄함이 날씨만큼이나 참 따뜻했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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