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우리나라의 무역규모는 1조 달러에 이르러 전 세계 9위를 차지했다. 한국전쟁이후 가난과 질병에 힘들었던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1960년 당시 75달러였지만 50년 후에는 2만5천 달러가 넘는 국가로 성장한 것이다. 이로 인해 세계가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요즘에는 K-Pop과 같은 한류의 영향으로 인해 한국을 알고자 하는 노력이 거세지고 있다. 많은 학자들이 경제발전의 원동력으로 여러 가지를 지적하지만 본인은 그 원동력의 밑바탕에는 우수한 인력들이 존재했기 때문에 오늘날의 경제발전이 있다고 생각한다. 즉 어렵던 시절 논과 밭, 가축을 팔아 자식을 공부시켰던 우리 부모세대들의 교육열로 인해 해마다 입시전쟁을 치르고 좋은 대학을 나와야 한다고 믿는 이유는 바로 좋은 교육이 곧 성공의 지름길이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교육을 통해 형성된 우수한 인력자본들이 우리나라의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여겨진다.

우리나라의 고등학생들의 대학진학율은 82%에 이르러 전 세계 어느 국가와 비교해도 매우 높은 진학률을 보이고 있다. 또한 중고등학생들의 학교중퇴율이 인문계 및 실업계 학교를 모두 합하여 2% 미만이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조기유학으로 인한 중퇴임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청소년들과 부모들이 교육의 중요성을 높이 중요하게 평가한 것이라 하겠다. 자식에 대한 교육열은 곧 사람에 대한 투자라 여겨지며 이는 곧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이다. 저개발국가에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모델삼아 교육 콘텐츠를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곧 사람에 대한 투자, 특히 성장기에 있는 아동에 대한 투자가 곧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어려운 처지에 처한 아동들이 다수 존재한다. 특히 빈곤아동에 대한 관심은 사회복지, 특히 아동복지에 있어 중요한 관심사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통계를 볼 때 2008년도 최저생계비 이하의 절대아동빈곤율은 5.4%, 최저생계비 120% 이하는 9.5%, 최저생계비 150% 이하는 16.4%였으며, 상대아동빈곤율은 중위소득 40%, 50%, 60%를 기준을 하였을 때 각각 6%, 10.5%, 17.4%였다. 이를 일반 수치로 환산해보면 절대빈곤 아동규모는 약 62만 명, 상대빈곤 아동규모는 121만 명에서 201만 명으로 산정된다(배화옥, 2010).

우리가 빈곤아동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많다. 첫째, 빈곤아동은 아동이 잘못하여 빈곤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를 둘러싸고 있는 가족의 빈곤과 사회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이다. 둘째, 빈곤아동은 교육, 주거, 건강 등과 같은 주요 기초생활 영역에서 배제를 경험하고 있다. 셋째, 빈곤으로 인해 아동은 성장기에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박탈당하고 이는 곧 성인기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나타난다. 넷째, 빈곤은 아동의 기본권리, 즉 생존권과 발달권, 보호권, 참여권을 침해한다. 즉, 빈곤 속에서 성장한 아동은 경쟁사회 속에서 건강한 시민으로서 경제참여와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발달과 능력향상의 기회를 박탈당하기 때문에 성인이 되었을 때 낙오되기 쉬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렇듯 빈곤은 아동의 잠재가능성을 개발할 기회, 건강한 시민으로서 사회의 다양한 생산적 활동에 참여할 기회,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 보호받을 수 있는 기회 등을 박탈당할 수 있는 여건에 처해지기 때문에 빈곤 아동에 대한 관심은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빈곤으로 인해 발생하는 가장 흔한 아동문제는 고아 및 기아이다. 빈곤으로 인해 가정해체가 이루어지면서 우리나라 아동복지시설에는 2010년 약 8,500명의 요보호 아동이 발생하였는데, 이 가운데 약 절반가량이 부모의 빈곤, 실직, 학대 및 이혼에 그 원인이 있었다. 그리고 2010년 말 현재 아동복지시설에는 약 17,000명의 아동이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가정위탁에는 약 16,400명, 그룹홈에는 약 2,100명, 그리고 소년소녀가정에는 약 967세대, 1,327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시설에 있는 아동들 모두를 빈곤아동으로 간주하기는 어렵지만 이들 아동은 아동복지에서도 특히 취약한 아동이라 할 수 있다(보건복지부, 2011).

우리가 빈곤 아동에 대한 관심을 저개발 국가로 돌려보면 세상은 더욱 가혹하게 느껴진다. 전 세계의 인구 가운데 약 20억 명은 하루에 2달러 미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유니세프(UNICEF)는 아동 빈곤을 ‘영양, 위생, 의료, 주거, 교육 및 정보 가운데 한 가지 혹은 그 이상에서 심각한 박탈을 경험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남아시아의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에서는 5세 미만 아동의 3분의 1이 저체중 아동이다. 전 세계 아동 가운데 4억 명의 아동들, 특히 시골지역의 아동들은 깨끗한 물을 접할 수 없으며, 개발도상국의 아동 가운데 3명 중 1명은 위생시설(화장실)이 없는 곳에서 생활한다. 또한 1억 4천만 명의 취학아동들이 학교에 가본 적이 없고, 특히 여자 아동들은 학교를 다니지 못하거나 끝마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예를 들어 캄보디아의 경우 초등학교 졸업률이 49%밖에 미치지 않으며, 안전한 식수의 보급률은 65%에 달하였다. 반면, 한국의 경우 초등학교 졸업률은 99%이며, 안전한 식수 보급률도 95%이상(섬마을 지역에 수도가 개설되기 어렵기 때문)에 이른다(유니세프, 2012). 저개발국가 아동들의 정보접근은 더욱 제한적이다. 특히 요즘과 같이 스마트 모바일 시대에 유아가 부모의 테블릿 PC를 가지고 노는 선진국과 달리 저개발 국가의 아동들은 TV, 컴퓨터, 신문과 같은 매체를 접하지 못한 체 성장하고 있어 정보접근에 있어 이미 매우 뒤떨어지는 생활을 하는 것이다.

빈곤으로 인해 아동들이 겪는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아동사망과 아동노동이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년 간 약 1천 만 명의 5세 미만의 아동들이 예방가능 한 질병으로 사망한다. 예를 들어 캄보디아의 5세 미만 아동의 사망률은 1천 명 당 91명, 저체중 신생아 비율은 14%인 반면 한국은 5세 미만 아동의 사망률은 1천 명 당 5명, 저체중 신생아 비율은 4%이다. 이에 비해 시에라리온의 5세 미만 아동의 사망률은 1천 명 당 283명으로 최악의 수준에 이른다(유니세프, 2012). 시에라리온의 경우 내전으로 인해 아동이 사망하고 부모가 사망하여 고아로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저개발국가의 신생아들의 주요 사망원인에는 영양결핍, 부적절한 위생상태 및 불결한 식수가 있으며, 이들은 간단한 보건개입, 위생시설 및 영양공급과 교육 등을 통해 충분히 예방가능 한 것들이다(노충래, 2010).

유엔은 ‘2000년 새천년 개발목표(MDG: Millenium Development Goal)’를 설정하고 저개발 국가들의 빈곤, 아동 및 여성, 교육, 위생 및 식수 문제들을 해결할 목표를 정하였는데, 새천년 개발목표는 지속성장 가능한 환경 및 인적 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들 목표 가운데는 특히 아동과 여성에 관한 내용들이 많다. 예를 들어, 2015년까지 5세 미만의 영유아 사망률은 현재의 3분의 2수준까지 줄이고, 말라리아와 같은 주요 질병의 발생률을 절반으로 줄이며 말라리아와 같은 질병의 확산을 막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빈곤국가 혹은 저개발 국가들이 스스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많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세계, 특히 선진 국가들의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는 곧 세계가 상호의존적인 상태에서 협력을 필요로 함을 의미한다. 우리나라가 경제성장과 함께 국제협력 혹은 해외원조에 압박을 받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즉 1963년 유엔개발개획이 우리나라에서 사무실을 연 이래 2009년 12월까지 농업, 과학기술, 교육 분야에서 활동해 오던 것을 중단하게 된 반면, 이후부터는 대외원조 공여국으로서 활동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6년 기준 우리나라의 해외원조금액은 국민총소득(GNI)의 0.05%에 해당하여, 국제 수준인 0.7%에는 매우 미흡한 상황이다(노충래, 2010). 따라서 우리나라의 해외원조에 대한 책임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빈곤의 원인을 개인의 무기력함이나 나태함에 돌리기도 하지만 급속한 세계화로 인해 이익추구에 관심을 갖고 있는 다국적 기업과 각국의 사회구조에도 그 원인이 있다. 우리나라에 외국 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들이 증가하는 것도 해당 국가의 빈곤과 산업구조, 그리고 세계화에 그 원인이 있다.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발전과 개발, 특히 지속가능한 성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빈곤아동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빈곤은 단순히 경제적 빈곤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인간빈곤(human poverty)은 광범위한 복지수준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유엔개발계획(UNDP)이 개발해낸 것이다. 인간빈곤지표(Human poverty index, HPI-2)는 ① 생존권의 박탈 (60세 이전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구의 백분율로 측정), ② 지식의 결핍 (현대사회에서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요구사항인 읽고 쓰는 능력이 부족한 상태를 인구의 백분율로 측정), ③ 경제적 자원의 박탈 (개인가처분 소득이 중위값의 50%이하인 사람들의 백분율로 측정), ④ 사회적 소외 (전체 노동력에서 차지하는 장기 실업자들의 백분율로 측정) 등을 적용하여 측정한다. 이 기준은 인력개발지수와 함께 해당 국가의 생활수준을 보여주는데 우리나라의 생명기대치는 80.6세인 반면 미국은 80세, 캄보디아는 63.1세이다. 한편 우리나라 아동의 평균 교육기간은 16.9년인데 비해, 미국은 16년, 캄보디아는 9.8년이다(UNDP, 2012). 이러한 지표를 모두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우리나라가 경제성장과 더불어 인력개발에 있어 세계 15위를 기록함으로써 선진국 대열에 있음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의료기술 발달 및 IT 강국으로서 정보의 접근성 향상, 복지정책의 확대로 인해 생활형편이 많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빈곤아동에 대한 조사를 살펴볼 때 빈곤층이 비빈곤층에 비해 공적, 사적 교육비 지출이 적고, 월세로 사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으며, 더 많은 장애를 갖고 있고, 건강이 더 안 좋다는 연구결과(배화옥, 2010)는 국내 빈곤아동 및 일반아동에게서 이미 출발선에 격차가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격차는 선진국과 저개발국가의 아동들에게서도 이미 심각함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이면에는 우리 부모세대들의 인적자본 형성이 큰 기여를 하였으며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기초를 형성하였다고 본다. 즉, 우리가 아동들에게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 경제적, 교육적 환경을 만들어주었을 때 이들이 건강하고 독립적인 시민으로 성장하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곧 인적 자본에 투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회투자정책에 있어 아동의 건강, 교육, 잠재력 개발과 같은 영역에 투자를 할 때 인적 자본이 형성될 수 있고 이는 곧 경제 및 사회 발달의 기초가 된다. 많은 회사들이 직원들의 재교육 및 훈련에 신경을 쓰는 이유도 곧 노동력 향상과 깊은 관계가 있는 점과 같은 것이다. 빈곤아동들에게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 표방한 네 가지 기본권리, 즉 보호권, 생존권, 참여권, 발달권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는 사회라면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며, 이는 곧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하여 사회에 기여할 가능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아동복지는 그 나라의 사회복지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중요한 영역이라고 여겨진다.

빈곤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이나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문제는 이러한 프로그램 및 사회정책을 통해 얼마나 많은 빈곤아동 및 그 가족이 빈곤을 탈출하여 적정 수준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인가를 해결할 사회(복지) 정책에 달려있다. 빈곤 문제해결에 있어 사회복지정책 가운데서도 분배의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지만 빈곤아동 및 그 가족에 대한 인적 투자가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어릴 때의 건강 및 영양, 안전한 학교에서의 균등한 교육의 기회 및 취업능력 개발, 잠재력 향상을 위한 창의적 교육 등을 통해 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촉진함으로써 빈곤아동이 건강한 시민으로서 독립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보다 좋은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아이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낚시를 하는 법을 가르치라’는 말은 현대 빈곤아동의 장기적, 악순환적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참고문헌
노충래 역 (2010). 국제사회복지. 학지사.
배화옥 (2010). ‘빈곤아동 현황과 주요 특성’. 한국사회복지학회 추계공동학술대회 자료집. 보건복지부 (2011). ‘2010 보건복지백서’.
유니세프 (2012). www.unicef.or.kr
유엔개발계획 (2012). http://hdr.undp.org/en/data/tre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