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대 올바른 애국이 무엇인가를 묻고 있는 청소년 여러분! 약 1년 전, 그러니까 2011년 7월 22일 평화애호국의 아이콘인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충격적 테러사건을 여러분 모두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안드레스 베링 브레이빅(32)이라는 청년이 정부청사 폭탄테러와 우타냐 섬에서의 무차별 총격으로 76명을 사망하게 한 일은 평화를 최고의 국가가치로 소유하며 살아가는 노르웨이 국민들 뿐 아니라, 세계의 전 국민들을 경악케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우타야 섬의 총격에서 숨진 68명의 대다수가 여러분과 같은 나이의 청소년이었다는 점, 경찰관의 복장을 하고 “안심하라”고 한 뒤 순수한 청소년들을 끌어 모으고 무차별 학살을 자행하였다는 점, 나아가 사건 뒤 체포된 브레이빅의 담담한 표정과 그의 입에서 나온 말들, “나는 무죄이다”, “ ”다 끝냈다“, ”잔혹하지만 필요했다“ 등과 같은 표현들은 우리의 의분을 더욱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전향적이며 냉정한 질문을 던져보아야 합니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만들었는지, 이렇게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원인은 무엇인가에 관한 것입니다. 단 한 가지 원인, 그의 잔혹한 테러의 동기는 ‘애국심’이었습니다. 그의 범죄 행각은 다민족주의를 배격하고 단일 민족주의가 살아 있는 노르웨이를 만들겠다는 애국심의 발로였던 것입니다. 바로 반 글로벌적 애국주의가 그 원인이었던 것입니다. 그는 글로벌화 되어가는 주변 사회와 다민족, 다문화주의에 대한 병적 거부와 저항감을 가진 인물이었으며, 이를 막는 것이 애국이고 애국자의 길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글로벌 시대의 잘못된 애국관이 결국 망국적 일탈로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바로 글로벌 시대의 바른 애국관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를 던지고 이에 대한 바른 답을 시급히 찾으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데 바로 이것이 제가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글로벌 시대의 바른 애국관을 정의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과거와 비교할 때 훨씬 난해하고 어려운 일입니다. 예컨대 과거 우리 역사 속에서의 애국관에 대한 정의는 비교적 단순, 분명했습니다. 근대 이후의 애국관만 살펴보아도 일제시대의 애국관은 ‘해방’으로, 해방이후는 ‘신탁통치반대’로, 한국동란 시기에는 ‘자유와 국토수호’, 전쟁 이후 산업화시기에는 ‘경제부흥과 민주화’ 등으로 큰 어려움 없이 애국관을 정리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지금의 애국관은 무엇과 연계되어야 할까요? 도대체 무엇을 대상으로 우리는 애국하여야 하나요? 전쟁도 없고 외세의 지배도 받지 않고 경제도 발전하였고 성숙한 민주주의의 시대에 돌입한 이 시대의 애국심은 어디로 모여져야 할 까요? 21세기 글로벌시대에 우리는 어떤 방향과 내용으로 애국하여야 할까요?

첫 번째로, 글로벌시대의 애국은 ‘세계를 무대’로 하는 애국이어야 합니다.

작금의 세계는 전통적인, 즉 혈연과 지연, 민족중심의 가시적 국경이 무의미해지고 ‘하나(one)의 시스템’으로 밀접하게 접속되어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살펴볼 때, 세계를 무대로 하는 애국이라는 것은 반드시 국내에 머물면서 애국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며, 한국이라는 공간적 제약을 벗어나서도 멋진 애국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세계를 무대로 하는 애국은 여러분이 ‘국경초월적 사고’를 할 수 있을 때 가능합니다. '국경초월적 사고'란 혈연과 지연의 전통적이며 물리적 의미에서의 국경을 넘어서 세계 그 자체를 인지하고 직시하는 것을 말한다. 청소년 여러분, 진정한 글로벌시대의 애국자가 되기를 원합니까? 여러분이 하셔야 할 첫 번째 일은 세계를 무대로 애국의 꿈을 꾸는 것입니다. ‘세계를 무대’로 하는 애국은 글로벌 세계의 특징들을 개방적으로 수용한다는 의미도 내포합니다. 다민족사회, 다문화사회를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는 의미와 더불어서 자신의 신분이 한국인이면서 세계시민인 것을 인지하고 인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브레이빅의 잘못된 애국심은 글로벌화로 인해 다민족, 다문화사회로 변동해가는 시대조류에 대한 저항과 글로벌 시민 되기를 강력히 거부함에 기인한 것입니다.

두 번째로, 글로벌시대의 애국은 ‘세계를 위한’ 애국이어야 합니다.

글로벌 시대의 애국관은 세계의 이익와 국익을 일치시키는 입장과 실천입니다. 한 국가의 국력은 더 이상 경제적 성장과 그 영향력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국제사회에서의 한 국가의 국력은 지구 환경의 문제와 빈곤, 불평등과 인권문제 등에 관심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와 행위가 동반될 때 비로소 인정되는 것입니다. 글로벌화의 진전이 인류의 풍요와 발전을 가져오는 긍정적인 면이 있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글로벌화의 진전 그 자체가 새로운 위기들의 출현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글로벌 경제와 산업의 발달 및 생산규모 확대는 지구온난화, 환경오염과 같은 자연과학적 문제와 실업과 빈곤, 폭력, 기아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지속적으로 파생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글로벌 시대의 바람직한 애국관은 어떻게 하면 나의 경제적인 이익과 능력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눌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지구환경보호와 영속적 발전에 대안을 가지고 실천하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다른 인종, 타 민족의 자유와 인권의 소중함을 알며 보호하는데 적극인 의식을 갖춘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나눔과 섬김을 통하여 양극화를 해소하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제 3제국의 빈곤의 문제를 해결하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세계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국내 및 해외 자원봉사를 생활화 할 수 있을까? 등과 같은 고뇌를 가지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와 인류를 유익하게 하는 일에 한국인으로 앞장서는 일 이것이 글로벌 시대의 애국입니다. 일본의 한 지하철 역사에서 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고 대신 죽은 고 이수현 의인, 아프리카 수단에서 봉사하다 대장암으로 젊은 날 세상을 떠난 고 이태석 신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자원봉사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한국인들 바로 이들이 글로벌 시대의 진정한 애국자인 것 입니다. 이들의 혜택을 입은 나라들은 한국을 진정한 친구요 참다운 강대국으로 바라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애국은 세계를 향한 아름다운 영향력입니다.

세 번째로, 글로벌시대의 애국은 ‘세계의 모든 영역’에서의 애국입니다.

과거 산업화시대, 영토중심국가 시대의 애국과 21세기 글로벌시대 애국의 극명한 차이는 애국하는 방식의 다양성입니다. 지식과 정보의 세계적 보편화, 사회구조의 다변화와 융합화, 문화예술시대의 도래, 스포츠와 여가의 재발견, 유비쿼터스 사회변동 등은 다양한 애국의 스펙트럼을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즉 세계의 모든 분야에서 애국이 가능한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문화예술가들은 한류의 드라마나, 코리언 팝을 통해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외교력을 통하여, 박지성, 박태환, 김연아 선수는 스포츠를 통하여, 기업은 비즈니스와 외화획득을 통하여, 학자들은 새로운 학문적 발견과 업적으로 애국하고 있는 것 입니다. 애국하기를 원하는 청소년 여러분! 여러분의 고유한 강점을 애국과 연결시켜 보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애국과 상관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또한 모든 영역에서 애국의 가능성은 애국적 일감의 다양성을 의미 할 뿐 아니라, 크고 작은 일의 차이가 없음도 의미합니다. 가장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일, 그것도 애국과 직결될 수 있음을 말합니다. 마치 네덜란드의 한 어린 소년이 댐에 난 작은 구멍을 손가락으로 막은 일을 통해서 국가 전체가 댐의 붕괴로 인한 홍수의 위험에서 살아난 이야기처럼 말입니다. 오늘부터 정직하게 살고자하는 다짐, 윗사람에 대한 존경과 예절, 부모님께 대한 감사의 마음, 컴퓨터 게임시간을 줄여나가는 일, 건강을 위해 조깅을 시작하는 일, 작은 선행을 실천하는 일, 슬픔에 빠진 친구를 격려하는 일 등은 애국과 관련이 없는 것 같지만 관련이 무척 깊고, 작은 애국 같지만 무척 큰 애국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시대의 애국은 ‘보이지 않는 한국의 영토를 확장’하는 애국입니다.

21세기 글로벌 시대의 애국은 보이는 영토를 확장하는 애국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영토를 확장하는 애국입니다. 즉 세계 속에서 한국과 한국인, 한국문화와 상품에 대한 가치를 높여가는 일입니다. 대한민국의 국격과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 한국에 대한 세계 각 국가들의 외교와 무역 정책이 우호적으로 바뀌게 되어 한국의 운신의 폭이 그 나라에서, 세계에서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보이지 않는 영토의 확장입니다. 세계를 배경으로, 세계를 위하여, 세계의 모든 영역에서 애국을 실천 할 때 보이지 않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커지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머지않은 장래에 보이지 않는 영토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넓은 땅을 가진 나라가 될 것입니다.

청소년여러분, 여러분이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세 가지 애국을 당부하고자 합니다. 첫째, 애국, 즉 나라를 사랑하는 것은 나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나라에 대한 관심은 나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의 역사와 현실에 대한 정확하고 풍성한 지식 습득에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 글로벌 시대는 가시와 함께 핀 장미꽃과 같습니다. 즉 희망과 함정이 함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글로벌 위기에 늘 대비하는 나라를 만들어 가야 함을 잊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경제, 정치, 군사 면에서 부강한 나라를 견지해야하는 것도, 이러한 예측치 못한 돌발 사태에 대비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강한 국방력이 필요한 것은 침략을 위해서가 아니라, 과거와 같은 민족상전의 비극을 막기 위해서, 독도 문제와 같은 영토분쟁 시에 과거 대륙침략의 불순한 의도가 다시는 되살아나지 못하게 미리 방지하기 위함을 알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진정한 애국은 여러분 자신을 애국자로 만들어 나가는 일임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청소년 여러분,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 자체가 나라입니다. 여러분 각자가 대한민국입니다. 여러분 자신을 바르게 사랑하고 멋있게 키워 나가는 일 그것이 바로 애국하는 일입니다. 여러분 현재의 모습 속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숨어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