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지체아 생활시설을 25년 운영한 나는 요즘 예전과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진 나눔 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직접 느끼고 있다. 많은 기업체들과 개인들이 사회복지시설에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일에 대한 보람과 함께 앞으로의 사회복지시설의 변화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니체는 인간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선의와 호의가 있어야한다" 고 했다. 이는 사회복지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다가감. 이러한 행동들이 우리를 한층 더 성장하게 한다. 사실 지금 돌이켜 보니, 10년 전에는 나에게 낯설었던 "교보생명 교육 문화재단"이 시작한 "더불어 행복하기"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얼마나 우리를 값지게 만드는 기업 참여 봉사문화 이였는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교보생명과 함께 진행한 이 캠프는 우리 시설 직원들의 청소년자원봉사자 관리에 대한 전문성을 익히고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직원들 개인의 성장 기회도 되었다. 비록 몸은 힘들지만 캠프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을 실현할 수 있었고, 일에 대한 즐거움으로 뜨거운 열정을 지닌 적극적인 행동, 그리고 그들이 근무하는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애정으로 다시금 표현되었다. 그 결과 우리 “세하의 집”이란 테두리 안에서 나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어갔다. 이제 ‘세하의 집’은 많은 사람들이 지치고 힘들 때 정신지체인 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삶을 사랑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장이 형성되었다. 또한 시설장인 나에게는 캠프에 참가했던 청소년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하나하나 진실 된 마음으로 정신지체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미래사회의 멋진 지도자를 상상할 수 있었다. 
 
정신지체인 이해
 
정신지체인은 지능이 낮고 사회적 기술이 없으므로 적응행동에 문제가 많다. 그들은 주로 직접경험을 통해 세상을 인식한다. 그래서 각각의 독특한 생각과 행동으로 상대방과 의사소통을 하므로 친밀한 인간관계가 잘 이뤄지지 않아 늘 혼자인 경우가 많다. "더불어 행복하기" 자원봉사 캠프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이런 친구들의 미숙한 행동이 두렵고, 낯설어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정신지체 아이들과 대화하기 위해서 알아듣기 힘든 말도 들어주려고 열심히 귀를 열었다. 이처럼 봉사기간 내내 오는 불편함을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청소년들의 행동들을 보면서 나는 그들이 성숙하고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스스로 알아가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래의 바람직한 인간관계
 
자기중심적인 삶으로 인해 발생된 빈곤과 불평등에 무감각한 현대인들은 쇼펜하우어의 우화 ‘호저 딜레마’(porcupine dilemma)처럼 외로움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외로움에 두려움을 느낀 사람들은 점점 서로 돕고 살아가는 사회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즉 미래사회는 내가 원하는 사회가 아닌 우리 모두가 원하는 사회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특히 요즘 사람들은 타인과 나눔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이는 곧 사람들 간의 다른 견해를 이해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고의 폭을 확장해 줄 것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집단 간의 결속 감을 창조함으로써 사회적 연대감을 높이고 사회통합&소통을 돕는 자원봉사활동은 미래사회의 필요에 따른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사회에서의 자원봉사 활동의 가치
 
지난 2000년에 미국의 한 리서치기업의 조사결과 "인간의 행복"을 결정짓는 첫 번째 요소는 "관계"였으며 다음으로 건강, 개인적 성취, 재정상태, 여가활동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또 하버드학생들의 졸업 후 생활을 추적한 조사 결과에서도 행복은 부에 있는 게 아니고 원만한 관계 위에 쌓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레이그 올슨 교수 연구팀에 의하면 삶의 만족도는 삶에 대한 일관적이고 긍정적인 태도, 사회적 참여, 자존감 등을 기준으로 삼고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 인간관계 순"이라고 했다. 행복한 삶은 가까이 사는 사람과 사랑을 나누며 사는 것이다. 이는 청소년기 인간관계가 성인기 well-being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아동기나 청소년 시절에는 무조건적인 학업증진 보다는 좋은 사교 관계를 맺도록 애써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과거에는 인간의 품격을 유지하는 우리의 삶의 가치관의 초점이 국가에 있었으나, 현재에는 기업으로 변화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개인의 존재 자체로써 그 가치가 실현될 것이다. 이는 자원봉사활동을 통해서 개인의 행동이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하기 위해 자신의 창조성과 자신감, 그리고 기획력과 호기심, 더 나아가서는 협업과 사회성을 배우고 상대를 알고 이해함으로써 개인을 둘러싼 환경들과 사회적 도움을 줘야하는 사람들을 알아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청소년 자원봉사 활동의 가치
 
청소년 자원봉사 활동은 21세기 미래 사회의 주인공들이 올바른 인격체로 자라나기 위한 도구이다. 미래사회는 소수의 엘리트가 주도하는 세상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하는 나눔 사회이다. 이는 청소년들이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계획preparation하고 실행action하며, 평가reflection 하는 과정 안에서 인격성숙을 도모하고 자신을 재발견하여 자신의 존재가치와 긍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원봉사 활동을 함으로써 여러 가지 유용한 생활 및 사회적 기술을 습득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21세기의 글로벌 사회에서는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질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경쟁력은 항상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서 얻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불안의 가능성을 동시에 야기 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경쟁력을 갖추어 행복한 미래사회의 주역이 되어야할 청소년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지 않다면 문제는 더 커질 것이다. 즉 청소년들은 앞으로 무엇을 할지 생각할 때, 효율, 안정성 등을 따지기보단 자기 스스로의 일, 혹은 자기가 즐거워할 수 있는 일을 가져야 한다. 또한 보이지 않는 분야에서도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작은 성취를 큰 성취로 이뤄가고, 주변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사회의 작은 부문부터 개선시키는 삶, 그리고 남과 비교하며 불평과 불만에 빠져 지내기보다 주어진 것에 자족하며 감사하게 살아가는 삶을 경험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런 작은 성공의 경험과 남에 대한 배려가 삶을 살아가면서 커다란 가능성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행복을 담보할 경쟁력은 각각의 개인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잠재력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청소년들은 잠재력을 발견하고 키우기 위해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여야 한다. 그리고 잠재력을 찾기 위해 시간을 투입하는 만큼 자신의 가치가 올라가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특히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잠재적인 지도력을 발휘하게 되고, 자아를 실현하게 되어 자신감이 생기며 사회성을 기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불어 행복하기" 청소년 자원봉사캠프는 미래사회의 사람들의 삶의 가치를 높이는 인식변화를 주기 때문에 사회복지에 있어서 매우 선진화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미래, 청소년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지구촌에 사는 많은 사회적 동물 중에 인간이 만물의 영장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동물들에게는 없는 꿈, 사랑, 마음…등을 지녔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자원봉사활동은 인간에게만 주어진 특권이며, 미래사회가 우리에게 주는 자아 성장의 기회이다. 그리고 현대인들은 이 기회를 통해 현실을 직관으로 느끼며, 미래를 기대 속에서 살아간다. 이러한 가치를 갖고있는 자원봉사활동의 다양한 영역에서 다른 사람들과 집단적으로 협동하여 함께 활동하는 청소년 자원봉사 활동은 미래사회의 정체성을 대변해주는 냉철한 머리, 따뜻한 가슴, 행동하는 발을 실천에 옮기는 행위이다. 특히 타인의 지식이나 경험보다는 자신의 관찰에 의해 체험되는 지식을 습득할 수 있으며, 편견이나 고정 관념에 휩쓸리지 않고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할 수 있다. 우리의 미래, 청소년들은 어떠한 대가를 요구하지 않으면서 일정한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을 통해서 보람과 흥미를 느끼고, 자신이 가진 재능이나 소질을 발견하며, 자신이 살아갈 공동체적 삶의 영역을 두루 체험함으로써 건강한 인성을 형성하고 배움을 실천해 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現代 人의 삶이란 古代 人이라는 巨人의 어깨 위에 걸터앉은 작은 난장이에 불과하다고 하는 것처럼 삶의 지혜는 경험으로부터 얻을 수 있다. 즉 현재의 우리의 경험은 미래의 행복한 삶을 위해 각자가 원하는 대로 창조해나가는 지혜를 얻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미래사회의 주역인 청소년들은 창조적 지혜를 활용해야하는 자원봉사활동을 통하여 자신만의 이야기의 사상적 틀과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주체적인 삶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갖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