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칼럼

조아미(명지대학교 청소년 지도학과 교수)

교사가 인성교육을 제대로 하려면?

조아미(명지대학교 청소년 지도학과 교수)

 

  학교폭력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은 지속적이다. 잊을만하면 시선을 끄는 사건들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지난 1년 간만 보더라도 부산과 강릉에서 일어난 청소년 폭행과 같은 사건들은 많은 사람들을 학교폭력에 주목시키기 충분하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교육부에서는 인성교육 강화 기본계획을 마련하여 인성교육이 전면적으로 실시되도록 하였다.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인성교육진흥법도 제정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학교폭력이 만연해 있다. 학교폭력이 심각할수록 주목받는 것은 바로 인성교육이다. 그것은 학교폭력의 원인 중 하나가 인성의 부재이기 때문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학교폭력이 인성의 부재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올 때마다 교사들은 가슴이 먹먹해 진다. 자신이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해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고 자책하기 때문이다. 인성교육이라는 것이 학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정과 사회의 책임도 함께라는 것을 말하고 싶지만 교사가 이런 이야기를 직접 입 밖으로 꺼내어 주장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교사들은 청소년의 인성교육을 위해 스스로에게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고민해 보고, 이를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제안을 하였다. 이것이 2017년도 교보교육재단 인성교육 현장연구지원사업을 통해 연구를 진행하게 된 계기이다. 그리하여 ‘청소년의 인성교육을 잘 하기 위해 필요한 교사의 역량’라는 주제로 연구가 수행되었고, 이를 위해서는 교사의 사회성 역량, 개인역량, 직무역량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쯤에서 이런 생각이 든다. 과연 교사들이 이러한 역량을 향상시키면 인성교육이 제대로 될까? 물론 지금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본다. 인성연구를 하면서 교사들과 인터뷰를 할 때, 일부 교사들은 인성교육에 대해서는 연수나 교육을 많이 받아서 더 이상 이와 관련된 내용을 배울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 인성교육에 대해서는 배울 만큼 배웠고 알만큼 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교사들이 인성교육의 전문가로서 충분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데 왜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해서 뜻밖의 답변들을 수집할 수 있었다. 바로 ‘교권의 추락’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교사로서의 권위가 없기 때문에 인성교육을 할 수도 없고 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교사들은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교사가 말을 하면, 우리 아이 자존감 떨어지게 뭐 하냐고 하고 모든 것이 민원이 돼요. 학습이 부족한 학생은 노력을 요함이라고 써야 하는데 이런 것도 민원을 넣어요. 교사는 무기력이 학습되어 있어요. 교사가 무엇을 할 수 있는데요. 이게 지금 인성교육을 지도하고 있는 교사의 실태예요.’ 

 

  ‘교권이 너무 떨어지다 보니까 문제가 있을 때 선생님들이 말을 하면 우리 선생님은 우리 애를 미워한다. 그렇게 받아들여요. 어떤 경우에는 (관리자 입장에서) 선생님에게 아이에 대한 열정을 버리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 때가 있어요.’

 

- 교보교육재단 2017 인성교육 현장연구지원 논문 

<청소년 인성교육을 위한 교사의 역량 강화 방안> 中

 

  교사의 권위라고 하면, 일부 사람들은 ‘권위’라는 말이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인지 이 말을 오해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러나 권위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지휘하거나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 혹은 “일정한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신”으로 결코 부정적인 말이 아니다. 권위에 대한 오해는 부모양육태도의 유형을 이해하는 데에서도 나타난다. 바움린드는 부모양육태도를 권위주의적인(독재적, 처벌적, authoritarian), 허용적, 거부적, 권위있는(authoritative) 양육태도로 구분한 바 있다. 그런데, 자녀에게 애정적이지만 단호하고 자녀의 일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권위 있는 양육태도를, 독재적이고 강압적인 의미를 가진 권위주의적인 양육태도와 혼동하여 이를 나쁘게 여기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권위 있는 양육태도는 오히려 부모가 가져야 할 양육태도이다. 그래야 자녀가 올바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교사도 권위가 있어야 한다. 권위 있는 교사는 학생들을 사랑으로 대하지만 잘못한 일은 야단을 치기도 한다. 교사에게 권위가 있으면 학생과 학부모는 교사를 신뢰하게 된다. 권위가 없는 교사는 학생들에게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 학생들의 잘못을 그냥 모른 채 넘어간다. 권위가 없는 교사는 인성교육을 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아플 때 권위 있는 의사를 찾아간다. 그 의사의 전문성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교사도 그들이 가진 전문성을 인정받아 권위 있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 인성교육은 그 다음의 문제다.

 

  초등학교 교사인 내 친구는 야단을 잘 친다. 무서운 선생님이다. 학부모의 항의전화를 받으면 야단맞은 학생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차근차근 설명한다. 그러면 대부분의 학부모는 더 이상 항의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내 친구가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그가 가진 교사로서의 권위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권위는 그냥 생기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내 친구는 기본적으로 학생에 대한 사랑이 있다. 오랫동안 씻지 않고 학교에 오는 학생은 목욕도 시킨다. 입고 있던 옷도 빨아준다. 이런 행동들을 학부모와 학생들은 보아왔을 것이다. 결국 교사에게 권위가 있으면 사람들은 교사를 신뢰하게 된다. 이런 교사의 교육은 설득력이 있다. 인성교육도 마찬가지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교사가 청소년의 인성교육을 잘 하기 위해서는 개인역량, 사회성역량, 직무역량을 향상시키는 것도 좋지만 교권을 확립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 아닐까? 인성교육을 오로지 교사의 역량에 매달리기보다는, 우선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의 교권이 제대로 확립되고 있는지부터 우리 사회가 살펴야 할 것이다. ‘잘 되는 인성교육’은, 그 이후에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칼럼은 관련 분야 전문가의 의견으로 재단의 사업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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