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후 변화는 지구 사회에서 주요이슈가 되고 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타임스 아틀라스에 따르면 중앙아시아의 아랄해는 목화 재배를 위해 강의 흐름을 바꾼 이후 75% 정도 감소되었으며, 이스라엘의 사해도 50년 전보다 25ｍ나 낮아졌다. 또한 아프리카의 차드 호수는 인공위성 촬영에 의하여 1963년 이래 95%나 감소된 것으로 관찰되고 있으며, 킬리만자로산의 얼음은 지난 100년 사이에 80% 이상 녹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최근 영국 기상청 해들리센터는 기후변화 영향지도로 세계지도가 변화되고 있다고 발표함과 동시에 지구 기온이 평균 4℃ 상승할 경우 예상되는 물 부족, 곡물 수확량 감소, 기온 상승과 가뭄, 해수면 상승 등 심각한 영향들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의 기후변화 대사 존 애시튼은 최근 한 세미나에서 ‘지구 온난화는 전쟁·테러리즘 만큼이나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널리 알려야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전지구적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가 말한대로 알리기만 하면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일까? 심각한 문제임을 알린다는 것은 홍보의 일종이며 홍보를 통해서 기후변화를 대응할 수 있는 행동을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전지구적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교육은 인간의 내부에 감추어져 있는 재능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Dewey는 교육은 생활이고 성장이며, 교육은 경험의 재구성이라고 주장하였다. 교육은 사회화 과정이며 전인과 관련된다. 교육의 참된 의미는 고립되어 있는 개인의 능력을 보다 넓은 사회로 끌어내어 공동체의 집단지능과 연결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인류문명의 진보에 기여하게 함으로써 인간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행위 또는 그 과정을 의미한다. Peters에 의하면 ‘교육은 인간이 잠재적으로 지닌 여러가지 능력을 끌어내거나 사람이 스스로 가질 수 없는 지식, 기능, 태도 등을 몸에 익히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개인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발달시키고 그에 따라 사회가 유지,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활동이다’라고 하였다. 교육은 피교육자의 자발적 참여와 적극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지속가능발전을 위해서는 교육을 통하여서만이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본다. 

 지속가능발전 비전의 이해

   지속가능발전은 인간의 삶과 경제․사회활동의 근간이 되는 자연을 지혜롭게 사용함으로써 건강한 자연을 토대로 자연 생태계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이를 다시 자연과 인간 사회발전으로 재생산하는 사회를 지향한다. 이러한 새로운 삶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를 존중하고, 너와 내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상호 협력을 통해 환경 친화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지구 사회를 만들어 가는 새로운 삶의 양식을 창조해야 한다. 

오늘날 지구사회발전 철학으로 대두되고 있는 지속가능발전은 오늘날 인간의 일상적 삶과 경제․사회적 활동이 자연과 분리 되고 생태계의 원리와 어긋나는 것을 반성하고 있다. 이러한 전 지구적 차원의 반성적 사고는 지구환경에 대한 위기의식과 환경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대응을 시작한 1972년 UN인간환경회의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40여년간 지구사회 논의를 거쳐 그 의미가 진화되어 왔다. 이처럼 지속가능발전은 어느 한 순간 갑자기 나타난 개념이 아니다. 지속가능발전의 이념과 비전은 지구사회가 오랫동안 국가 간, 국가 내의 불균형, 빈곤 문제, 기아, 질병, 문맹, 그리고 생태계 파괴와 같은 당면 문제들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인류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지구사회가 합의한 새로운 발전에 대한 비전이다.

  인간사회가 계속해서 움직인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지속가능발전은 역동적인 개념이다. 즉 지속가능발전은 현 상태의 유지가 아니라 변화의 방향과 실행에 관한 내용이므로 각 국가, 사회마다 처해있는 사회, 환경적 상황에 따라 현실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세부적인 내용은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지속가능발전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사회의 모습은 인간의 삶과 경제․사회활동의 근간이 되는 자연을 지혜롭게 사용함으로써 건강한 자연을 토대로 자연 생태계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이를 다시 자연과 인간 사회발전으로 재생산하는 사회이다. 

   지속가능발전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현재 지구사회에 존재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잠정적 문제들을 예방함으로써, 보다 더 나은 상태로 나가고자 하는 이상적인 사회상을 추구한다. 그리고 이를 추구하기 위한 기본원칙으로는 사회경제발전을 추구하는데 있어 생태계적 방법을 수용하는 것과 인간과 환경가치를 수용하는 두 가지 기본원칙을 제안할 수 있다.

  첫째, 지속가능발전은 그동안 인간의 삶과 사회가 그동안 자연과 분리되어 왔음을 반성한다. 지금까지 생태계의 원리와 배치되는 형태로 이루어져 왔던 인간의 일상적 삶과 경제․사회체제를 다양성, 상호연관성, 순환성의 생태계 원리를 기반으로 삼는 생태계적 방법(ecosystem approach)으로 발전을 추구한다. 1987년 지속가능발전의 등장 이후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과 사회·경제 구조와 작동방식의 변화는 생태계적 방법에 기반을 두고 많은 발전을 해 왔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의 움직임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지구촌 곳곳에서 지속가능경영, 그린스쿨과 그린캠퍼스, 생태관광, 녹색교통, 자원순환형 사회, 녹색산업, 친환경 농업, 공정무역, 슬로푸드, 생태도시/생태마을, 슬로시티, 지속가능한 건축 및 주거문화 등과 같이 환경, 경제, 사회적 차원의 다양한 지속가능발전 사례를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둘째, 지속가능발전은 산업혁명 이후 지구사회를 지배해왔던 물질과 기술 중심의 경제적․도구적 합리성을 강조하는 다소비형 문화를 반성한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환경, 경제, 사회문화 가치를 통합 수용하는 인간존중과 환경존중의 가치를 강조한다. 환경가치는 생명을 존중하고 자연과의 조화를 꾀하며 에너지 효율성을 의미한다. 인간존중의 가치는 경쟁중심의 관계에서 벗어나 나눔과 상호협력에 기반을 둔 인간관계를 지향하며, 세대 내 평등(소수자 존중)과 세대 간 존중(미래 세대)에 기반을 둔 인간 존중의 가치를 존중한다.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지속가능발전의 궁극적인 핵심철학은 인간적 삶의 방향에 대한 반성과 생태계 원리와 환경적 관점을 토대로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인간의 삶과 경제․사회체제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늘날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개인, 사회, 국가 모두가 지속가능한 사고와 행동양식을 갖추어야 한다. 우리 사회를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스스로를 존중하고, 너와 내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상호 협력을 통해 환경 친화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지구 사회에 대한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발전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의 교육의 모습과 역할을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인지를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교육의 방향   

  우리나라는 1990년대 낙동강 페놀 사건을 계기로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환경정책 및 환경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사회전반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환경문제 해결을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환경공학 분야가 크게 발전하였다. 그러나 당시 환경문제 해결의 기술적 해결에 주안점을 둔 결과 지속가능발전의 환경과 인문·사회적 차원(환경철학, 환경교육, 환경정의 등)에 대한 논의와 발전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 공학 분야에 비해 활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특히 입시위주의 교육풍토 속에서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학교교육의 활성화가 지속적으로 발전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 회자되고 있는 녹색성장의 논의를 지켜보면 당시 1990년대 중반의 상황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그린오션, 그린 테크놀로지와 같은 기술지향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을 뿐 지속가능발전과 녹색성장을 위한 교육과 문화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이다. 앞으로 우리가 진정한 의미의 지속가능발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환경과 경제의 프레임만 중시하기보다는 인간가치와 환경가치를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지속가능발전의 비전을 고려해야 한다. 그 역할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지속가능발전 철학에 기반을 둔 교육이다.

   첫째, 녹색성장과 지속가능발전의 뿌리 역할을 담당하는 학교 환경교육의 경우 사회 전반적으로 녹색성장과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논의는 깊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환경교육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일선 중등학교에서의 환경교육 선택이 계속 낮은 점, 환경교육 미전공 교사가 환경교육을 담당함으로 인해 환경교육 전공 교사 TO가 안정적으로 확보되지 못하는 점, 입시위주의 교육 풍토에서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발표한 미래교육과정안에서도 환경교육의 보급 확대가 원활하지 못한 점은 이러한 현실을 대변한다.

  둘째, 국내에서도 최근 한국그린캠퍼스 추진협의회가 구성되고, 전국 27여개 대학교 총장이 그린캠퍼스 비전을 선포하는 등 고등교육에서의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의 경우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지속가능발전교육을 총체적으로 다루기 위한 방안을 찾아나가는 초기단계이다. 국내 그린캠퍼스 추진 활동의 경우 단순히 ‘캠퍼스 녹지화’나 ‘낙후시설 보완’에만 치중하는 경우가 많고, 국내에서도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그린캠퍼스 운동 차원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을 뿐, 고등교육에서 그린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고등교육 수준의 지속가능발전 교육에 대한 논의는 미비한 수준이다.   

  앞으로 우리가 진정한 의미의 지속가능발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환경과 경제의 프레임만 중시하기보다는 인간가치와 환경가치를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지속가능발전의 비전을 고려하고 바로 지속가능발전 철학에 기반을 둔 교육의 방향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첫째,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지나치게 물질과 기술 중심의 경제적․도구적 합리성을 강조하고 있음을 반성하고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기준을 토대로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얻음으로써 우리 사회 경제 문화 시스템에서 드러나는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오개념 및 지속 불가능한 발전을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개선시켜 나갈 수 있다

 둘째, 지금까지 수행되어온 환경교육은 주로 학교환경교육, 그 중에서도 인문계 중․고등학교에 집중되어 있었다. 향후 평생교육으로서의 지속가능발전교육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평생교육으로서의 지속가능발전교육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형식교육, 비형식교육, 무형식교육 간의 전략적 결합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유아교육부터 시작해 초등교육, 인문계 중고등학교, 실업계 학교, 특수교육 그리고 대학교육에 이르기까지 형식교육의 각 단계별 체계성과 연계성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지식기반사회에서의 지속가능발전교육과 학습은 개인․조직․사회의 발전을 통해 조화로운 인간관계와 인간적인 삶을 추구하고, 전 생애에 걸친 학습을 통해 지속가능발전교육과 지속가능한 사회 발전의 비전이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발전의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차원과 연계한 다양한 대상, 학문 간의 지식교류와 창출을 유도하고, 개인․조직․사회 차원에서 이를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고등교육 단계에서는 지속가능발전의 환경, 경제, 사회적 통합성과 균형성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고급 기능과 기술에 대한 전문 교육 훈련이 필요하다. 고등교육 및 성인교육의 경우 주로 환경단체 중심의 체험환경교육에 집중되어 있었던 것에서 탈피해, 일반성인, 전문직종 종사자, 지역사회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직무교육, 교양교육 등 전문교육 분야의 다양화와 활성화가 필요하다. 이를 토대로 지속가능한 미래사회를 이끌어가는 전문가로서의 자질을 발전시킬 수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 사례 

  현재 필자는 미국 위스콘신주의 주도(州都)인 매디슨에 위치한 위스콘신대학에서 연구년을 보내고 있다. 이 대학은 우리나라 대학을 비롯해 다른 미국 내 대학과도 구별되는 독특한 대학 운영 철학이 있다. 

  첫 번째는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은 지역주민의 삶의 질과 지역 환경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이바지함으로써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는 위스콘신 사상(Wisconsin Idea)이다. 1904년 밴 하이즈(Van Hise) 총장에 의해 천명된 위스콘신 사상은 대학이 지역과의 관계를 긴밀하게 유지하고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지식을 제공함으로써 지역의 발전에 기여하여야 한다는 대학의 사명에 관한 가장 기본적인 철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두 번째는 지구의 날(Earth day) 철학이다. 위스콘신 주지사와 상원의원을 재직한 게이로드 닐슨(Gaylord Nelson)은 상원의원이었던 1970년 당시 하버드 대학생 데니스 헤이즈와 함께 인간이 환경파괴와 자원 낭비로 인해 자연과 조화롭게 살던 전통적 가치가 파괴되고 있음을 경고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시민의 생활 문화 개선을 촉구하는 지구의 날을 제창하였다. 이후 위스콘신 대학은 게이로드 닐슨이 보여준 환경철학을 기리기 위해 위스콘신 대학 내에 환경학을 위한 게이로드 닐슨연구소(The Gaylord Nelson Institute for Environmental Studies at the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 외 대학교 정책이나 교육에도 그가 주창했던 지구의 날 철학을 반영하여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의 비젼 

  1992년 지구사회가 함께 발표한 의제 21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궁극적인 방법으로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지속가능발전과 녹색성장의 실현을 위해 가장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대안이 바로 교육인 것이다. 우리나라도 현재 물질주의와 경쟁 중심의 사회 패러다임을 벗어던지고 한 단계 더 성숙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의 교육을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의 교육을 한 단계 더 성숙한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전지구적 행동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위스콘신 대학과 같이 지속가능한 삶과 지속가능한 사회에 대한 철학에 대한 충분한 성찰을 통해 교육의 방향을 설정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질과 건강한 환경의 질을 행복으로 바라보는 교육철학과 교육정책의 재정립이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