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칼럼

이동조(창의교육그룹 아이디어코리아 대표)

창의인재 교육의 핵심은 ‘쿨’한 공식이다!

이동조(창의교육그룹 아이디어코리아 대표)

인류가 아직 찾지 못한 창의성의 비밀 

 

학교교육을 통해 ‘창의인재’를 키울 수 없는가? 물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쉬운 길을 외면한다. 힘들고 어렵고 된다는 보장도 없는 먼 길로 에둘러 돌아간다. ‘창의성’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창의논술, 창의독서, 창의수학, 창의체험, 창의발명, 창의코딩처럼 광고로 변한 키워드가 난무하는 세상이다. 창의교육이니 창의인재니 ‘창의’란 수식만 요란하다. 

 

창의교육이 절실한 이유는 분명하다. 대한민국은 노동력 대신 지식과 정보를 운용하여 먹고사는 선진국이 되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100세 시대, 고용불안 시대다. 이젠 지식과 정보 운영까지 인간을 대신할 ‘인공지능(AI)’이 현실화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학교교육의 종말을 예고한다. 주입식교육, 암기교육, 입시교육은 창조적 사고력을 키우는데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다. 비극적이게도 학교교육과 창의교육은 정반대 방향이다. 

 

우리 앞에 교육의 선택지는 두 가지다.

 

먼저 입시암기 위주로 길러진 기술인재형의 길. 교과서암기→시험성적 중심→결과 관점→귀납적 사고→명문대 목표→대기업 취업 목표→문제해결 수행→기술자→40대 퇴직시대→AI시대 전문직, 의사, 변호사 전 방위 직업해체→피동적인 사고방식→100세 시대→미래 불투명. 

 

두 번째는 창의인재형의 길이다. 창조적 사고력→주도적 의사결정(학력파괴)→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전체과정 경험→연역적 사고→문제발견→구조화 능력→미래예측력→정보의 통합연결→ AI시대 창의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 직업과 기업 창조→평생 제1호 전문가→주도적인 주인의식→100세 시대→미래창조.

 

지금 두 코스 중 하나, 적어도 둘의 병행을 선택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이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순간에 가장 결정적 키워드는 '창의성'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창의성을 정말 제대로 알고 있을까? 기껏 다르게 생각하기→고정관념 벗어나기→어린이다운 발상→새로운 관점에서 보기→직관적 사고→상상하기→뒤집어 생각하기… 하는 식이다가 종국에는 순환논리에 빠지고 만다.

 

창의성을 제대로 모르니 당연히 창의교육은 옆길로 빠지기 일쑤요, 우리 교육현장에서 창의인재를 키우려는 건 불가능한 꿈으로 굳어졌다.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하고 디지털 허브개념을 이해하여 네트워크 세상을 연결시켜야 하며, 퍼스널 브랜드로 미래를 창조해야 할 이 순간에 초중고에서는 여전히 산업사회에 각광받았던 ‘발명’이 창의성을 대표하고 있다. 국내외 석학들 역시 ‘관계’, ‘허심’이나 ‘열정’, ‘미침’, ‘융합’, ‘통섭’ 같은 관념어로 얼버무린다. 뇌 과학적 접근이나 몰입적 사고가 가치 있지만 그것이 창의성의 전부는 아니다. 창의성 개념만 17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알려 달라”는 질문에 지난 2000년간의 인류는 아직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했던 것이다. 

 

창의성은 키워드가 아니라 ‘프로세스’

 

그렇다면 진정한 ‘창의성’이란 무엇일까? 창의인재라면 적어도 원인분석력, 문제발견력, 문제해결력, 아이디어발상력, 우선순위파악능력, 예측력, 관점디자인능력, 주도성, 관계성, 구조설계능력, 목표 성취력 같은 창조적 사고력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다시 말해 이런 사고력을 동시에 가질 수 있어야 그게 진짜 창의성이란 의미다.

 

문제는 명확하다. 어떻게 하면 이런 창조적 사고력을 단숨에 가질 수 있을까? 그 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이렇게 물어보자. “아기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이 우주에 탄생했을까?” 물론 우리는 학교에서 이미 배웠다. 먼저 눈에 보이지 않는 아기주머니 ‘자궁’이 필요하다. 그 주머니 안에 엄마의 유전자를 담은 ‘난자’와 아빠의 유전자를 담은 ‘정자’가 서로 만난다. 둘은 하나로 ‘착상’되고 그렇게 한 생명의 씨앗은 열 달을 ‘쑥쑥’ 자라 드디어 한 생명으로 탄생된다. 

 

무(無)에서 유(有)가 창조되었다. 과연 무→유 사이에 무엇이 있을까? 당연히 어떤 ‘→(다리)’가 있다. 그 다리를 유심히 관찰해 보자. 아기 탄생은 ‘자궁 → 난자 + 정자 → 착상 → 성장 → 창조’를 거친다. 그건 그럴듯한 키워드가 아니라 쿨한 ‘프로세스’였고,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과 눈에 보이는 부분이 합쳐진 하나의 심플한 패턴공식이었다. 

 

창조적 사고의 생각공식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 

① 자궁 : 아기집인 자궁과 같은 미지의 생각주머니(Think uterus) 

② 난자와 정자 : 생각주머니 안에 서로 다른 것이 만나 두근두근 반응하여 조합  

③ 착상 : 하나의 새로운 싹이나 콘셉트로 결합

<눈에 보이는 부분>

④ 열 달 : 형태를 갖추기까지 쑥쑥 성장하고 노력하고 발전하고 자람

⑤ 아기탄생 : 세상에 창조 

 

생각주머니 → 서로 다른 둘의 두근두근 만남  →  새싹  →  쑥쑥  → 창조 

 

이 공식으로 세상을 보는 순간 우리는 놀라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결과 값 하나만 봐도 그 속에 ‘6가지 관점’(자궁, 난자, 정자, 착상, 열 달, 출산)이 동시에 드러나고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들이 즉각 도출된다. 게다가 우선순위와 예측은 물론 아이디어 싹을 찾는 절차를 단번에 이해할 수 있다. 그 패턴을 적용해 무에서 유까지 다리를 연결시켜 내는 능력이 바로 창조적 사고이자 창의성인 셈이다.

 

지난 15년간 공모전 전문가와 기자로 활동하며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창의성의 진짜 비밀을 찾아 치열하게 탐구해 왔다. 공모전 수천 편의 수상작을 분석하고 작품을 만든 과정에 대해 수상자들과 심층인터뷰를 하면서 수상작들의 탄생과정이 아기 창조 공식과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기발한 아이디어도, 제안서도, 신기한 광고도, 톡톡 튀는 영상도, 좋은 에세이 글도, 심플한 디자인도, 선택받는 자기소개서도, 유용한 창업아이템이나 기업혁신 전략 기획서도 모두 새 생명이 탄생되듯 똑같은 프로세스를 거쳐 세상에 나왔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아기가 태어나듯 연인도, 부부도, 가족도, 학교도, 사회도 생겨났고 심지어 경제학이나 민주주의 같은 학문체계나 제도 역시 같은 패턴으로 창조되었다. 

 

부분이 전체와 똑같은 ‘프랙탈(fractal) 기하학’의 자연현상이나 ‘복잡계’, ‘게임이론’ 같은 사회원리도 그 구조 안에 아기 창조의 프로세스가 작동되더라는 것이다. 

 

“새로운 창조작업을 해야 할 때 이 창의패턴을 수학공식처럼 적용하면 누구나 단숨에 창조적인 사고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질문을 안고 수많은 창의성 특강과 창의혁신 캠프를 열면서 ‘공식’을 소개하고 창조적 작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이 공식으로 사고하는 이들은 즉석에서 기업 비즈니스 혁신전략을 찾아냈고, 개인은 퍼스널 브랜드 비전 지도를 구체적으로 그려냈다. 학생들은 단숨에 참신한 발명이나 창업 아이디어들을 떠올려 기획서로 만들고 발표했다. 

 

아이폰과 유튜브 창조의 공통패턴 

 

간단한 창조의 공식을 이해하고 활용하면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누구나 생각천재가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바로 패턴공식으로 사고하면 핵심파악력, 통합분석력과 문제발견력, 예측력, 문제해결력, 아이디어의 구조화설계 및 표현능력 등을 ‘자동으로’ 발휘하기 때문이다. 

 

스티브잡스의 아이폰이나 스티브 첸의 2조짜리 유튜브는 어떻게 창조되었을까? 인간의 관념 빼고, 포장과 수식어 다 제거하고 ‘쿨’하게 있는 사실 그대로 오직 창조공식으로 들여다보자. 스티브 잡스는 잘 나가던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한순간에 망하는 걸 봤다. 

 

결과(창조) :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망함  ← 쑥쑥 :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남 ← 착상 : 카메라 기능이 장착된 핸드폰 아이디어 ← 만남 : 핸드폰 기능과 카메라 기능이 서로 결합 ← 생각주머니 :  카메라 핸드폰에 대한 상상. 

 

창조공식을 적용해 역순으로 사건의 전모를 통찰하는 게 바로 ‘핵심파악능력’이다. 여기에서 인문학적 통합능력인 생각주머니가 만들어진다.  

 

당시 아이팟이 최고로 잘 나갔지만 잡스는 엄청난 고민에 빠졌다. 휴대폰으로 디지털카메라가 망하는 과정을 보고 아이팟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주머니에서 아이폰의 창조는 시작된다. 창조공식이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생각주머니 :  휴대폰으로 디지털카메라 회사들이 망하는 과정을 보고 아이팟의 미래 고민 → 만남 :  아이팟과 태블릿PC 사업의 화면터치기술과 아이디어들의 두근두근 조합. → 착상 : 인터넷기능의 컴퓨터와 아이팟을 결합시킨 스마트폰 콘셉트 → 성장 : 6개월간 매일 팀 회의를 거쳐 제품의 기능을 보완, 디자인 완성도를 높여감 → 창조 : 세상을 바꾼 아이폰 창조 

 

차 떼고 포 뗀 후 창조공식으로 보면 2조원짜리 유튜브를 만든 스티브 첸의 사고과정도 잡스와 똑같다. 첸은 공연을 하던 여가수의 노출영상이 보고 싶었지만 도무지 찾을 수가 없어 완전 짜증났다. 

 

결과(창조) : 화가 나고 짜증이 남 ← 쑥쑥 : 보고 싶은 영상을 아무리 검색해도 찾을 수 없었음 ← 착상 : 해당 영상을 공개하는 사이트가 없음 ← 만남 : 영상과 포털사이트가 서로 만나 잘 조화되지 않음 ← 생각주머니 : 텍스트 중심의 포털 

 

첸의 문제발견은 그저 창조패턴의 전체를 역 추적한 것뿐이다. 이 순간 생각주머니가 만들어졌고 창조적 솔루션이 나왔다. 영상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었던 첸은 동료들과 함께 이 창조공식에 나타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유튜브를 창조했다. 

 

생각주머니 : 보고 싶었던 동영상을 찾지 못해 짜증난 과정을 보고 쉽게 찾도록 도와주면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는 생각. → 만남 :  영상물과 포털사이트 기능을 서로 연결하여 제대로 조합. → 착상 : 영상물 공유전문 포털사이트 콘셉트 → 성장 : 누구나 쉽게 동영상을 올리고 서로 간편하게 공유할 수 있게 사이트 기능 구축 → 창조 : 2조짜리 유튜브 창조  

 

열정이니 도전정신이니 꿈이니 하는 인간의 관념적 키워드나 미사여구, 수식, 포장을 다 벗겨내고 나면 그저 심플한 창조공식만 남는다. 이들 머릿속엔 이 공식이 이미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창의공식은 ‘수학공식’처럼 복제 가능하다. 누구나 창조공식을 복제 활용하면 얼마든지 이전보다 더 창조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누구나 쉽게 복제가능하기에 진정한 창의성의 비밀이며 단숨에 창의인재를 키울 수 있는 비결이다.  

 

학교와 가정에서 창의인재 교육방법

 

학교교육에서 창의인재를 키우는 게 어려운가? 너무 쉽다. 문제의 근원을 추적하는 유대인 하브르타교육, 최근 주목받는 거꾸로학습, 디자인씽킹이나 코딩·발명교실, 각종 체험학습은 아기가 창조되는 과정의 ‘창의공식’을 찾아가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 

 

아이들이 체험을 통해 스스로 집을 지어보고 발명도 해본다. 채소를 가꾸어 보고 요리를 직접 해보고 디자인씽킹을 하고 설계코딩을 해 본다. 이걸 ‘창의교육’이라 여긴다면 허무한 것이다. 그건 그냥 체험이다. 

 

정말 중요한 건 그 창조과정의 체험을 통해 사건이, 새로운 것들이, 세상이, 우주가 이 간단한 ‘창의공식’으로 창조된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깨닫는 것이다. 그게 창의교육의 본질이다. 이건 완전히 다른 관점이다. 왜냐하면 창의공식이란 도구를 이해해야 우리 스스로 새로운 생각주머니를 발견하고 통찰하고 융합하고 예측하고 아이디어의 싹을 구조화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진짜 생각의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과서의 내용을 암기한다. 그 지식을 평가한다. 그런 16년 학교교육이 절망적이란 건 너무나 뻔한 사실이다. 시의 내용을 분석하여 단어의 의미를 암기할 게 아니라 시인의 생각주머니에서 이 시를 창조시킨 과정의 창의공식을 분석한 후 다시 그 패턴을 적용해 학생이 스스로 생각주머니를 만들어 자신의 시를 쓸 수 있게 하는 게 창의교육이다. 

 

교과서 내용에 창의공식을 찾아내 분석하고 각종 체험학습을 통해 창의공식을 찾아내고 각종 공모전에 작품이나 영상, 아이디어, 창업기획서 등에 도전할 때 창의공식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떤 사건이나 사회현상이나 이슈, 과학의 원리를 창의공식으로 분석하여 배후와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다시 창의공식으로 자신의 문제를 발견하여 해결해 보는 기승전결의 전 과정을 직접 해보는 교육이어야 진짜 창의교육이다. 이럴 때 ‘열정’은 자동으로 생긴다. 자신이 진정한 삶의 주인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 1학기에 ‘생각교과서’를 만들어 창의공식을 가르쳐야 한다. 대한민국 미래 100년, 창의교육에 달렸다. 먼 길로 돌아 에둘러 가지 말고 쉬운 길로 직진하자. 

 

※ 이 글은 창의성 발현의 절대적 방편이 아닌, 창의력 개발을 위한 다양한 갈래 중 제가 가장 효율적이라 생각하는 하나의 방법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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